안녕. 우울이들 🙂 벌써 다섯 번째 우울레터입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한지 벌써 한달이나 지났어요!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지 않나요...? 여러분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지, 빠르게 흐르는지 궁금하네요. 🤓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에 대해 아시나요? 자이가르닉 효과는 마치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 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현상으로 일명 미완성 효과라고 합니다. 러시아의 심리학과 학생이던 블루마 자이가르닉과 그녀의 스승이자 사상가인 쿠르트 레빈이 제시한 이론인데요. 이 효과는 1927년 오스트리아 빈의 카페를 방문한 자이가르닉이 종업원을 보고 이 법칙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이가르닉은 카페에서 서빙하는 웨이터들이 정신없이 바쁜데도 모든 주문을 기억하고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문득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한 자이가르닉은 직접 종업원에게 '방금 저 손님이 어떤 주문을 했었는지 말해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요. 기억력이 너무 좋아보였던 종업원은 예상외로 주문을 모두 잊었습니다. 더 물어보니 종업원들은 신기하게도 계산이 완료된 주문은 기억하지 못하고, 아직 계산이 끝나기 전 주문들은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자이가르닉은 실험을 통해 완성된 일보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을 더 기억하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자이가르닉은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공감가는 예로 '첫사랑'이 있습니다. 보통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기억속에 깊이 남아 있는데 이는 자이가르닉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자이가르닉 효과가 미완성이나 마무리되지 않은 일에 대해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이라면, 완성 효과를 만들어 보는 것이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나 기억은 때때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어 일상에서 고통을 받습니다. 트라우마 역시 과거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기억입니다. 미완성되어 더욱 기억에 잘 나는 고통들을 완성시키면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수나 실패, 완성하지 못했던 부분을 집착하지 않고 마무리, 완성, 완결화 해보는 겁니다. 지금 해결되지 못한 일로 만약 고통을 겪고 있다면 스스로 마무리를 해보거나, 완성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우울할 때 보기 좋은 콘텐츠들을 소개해요! 👉 1-2주 간격으로 우울할 때 보기 좋은 책, 노래, 영화를 하나씩 추천드립니다. 이번 주는 나폴레가 직접 읽고, 듣고, 본 콘텐츠들을 추천할게요. 📘 책 : 당신이 옳다. "생각과 감정이 충돌 할 때, 감정이 옳은 거예요." 공황장애·우울증·무기력증이 가장 심할때 나를 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 실낙같은 희망같은 책.
가장 와닿은 부분: 많은 고민들은 생각과 감정이 충돌할 때 일어난다.
우리는 대개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그 감정을 생각으로 덮으려고 한다. 한 두번이야 괜찮겠지만 지속적으로 감정을 외면하고 심지어 '해로운 것'으로 비난하기 시작하면 '나'가 흐려진다. 이것이 공황발작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건강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서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나아가 서로가 서로의 심리적 CPR(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책. "만일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해도 그 마음은 옳다. 물론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까지 옳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느끼고 있는 그 감정이 옳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고 이해 받는다는 느낌만 받아도 죽이고 싶은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당신이 옳다 中> 🎵노래 : 소년이 어른이 되어 '정말로 어둡고 우울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 심연에 빠져 다크모드에 빠져 있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에요. 저는 어렸을 땐 세상이 밝고 희망찬 곳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째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생각보다 어둡고 우울한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살이가 더 버겁고 혼란스러워졌죠. 딱 그럴 때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몽니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 잔잔한 반주, 그리고 공감되는 가사가 어우러진 듣기 좋은 우울송입니다. "소년이 어른이 되어 세상을 알아갈 때에 하얀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아지겠지." <노래 가사 中> 🎬영화 : 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2006> 그러던 어느 날,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또래 아이보다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미인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막내딸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 2일 동안의 여행길에 오른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커지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대회를 참가 할 수 있을까? 주변 우울이들에게 극찬을 받은 영화, 하지만 가족 또는 부모님께 학대를 받거나 상처가 깊은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있다 😅 가까운 사이더라도 소중한 것을 쉽게 내주지 마세요. 추운 겨울날 길을 걷던 친구가 옷을 얇게 입고 와 아끼던 가디건을 벗어주었습니다. 친구는 연신 감동이라며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친구는 다음번에 만나면 반드시 돌려주겠다는 말을 하며 헤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친구를 다시 만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만나기 전 빌려준 옷을 가져와 달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그 옷 안 가져간다며 걱정말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했습니다. 친구의 가벼운 반응에 약간 불안했지만 '가져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갔습니다. 약속 당일, 친구는 까먹고 가디건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까먹었냐고 물어보자 대뜸 '내가 그거 안 가져다줄 것 같으냐'라고 화를 내어 당황하였습니다. 순간 친구도 미안하고 당황해서 그랬겠지만 그것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가디건을 못 받은 것보다 내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언짢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급하다고 하여 가족에게 큰 액수의 돈을 빌려주었을 때도, 마음이 힘들다며 기대러온 연인의 이야기를 밤새 들어주었을 때도. 내게 소중한 것들을 기꺼이 내주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깨달았습니다. 그 조차도 그들의 인정과 사랑을 잃고 싶지 않은 나의 불안한 마음 때문이었다는걸. 내가 무리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를 떠나지 않을 거란걸. 줄 수 있는 만큼만 주는 것이 사랑이란걸.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은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가디건을 먼저 권했던 것도, 부담스런 액수를 듣고 승낙한 것도 저였습니다. 마음을 다스린 후 친구에게 연락해 옷을 되도록 빨리 돌려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아끼는 옷인줄 몰랐다며, 자신이 그렇게 표현했던 것에 대해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옷을 돌려받았습니다. 멋쩍게 사과하는 친구를 보며 고마우면서도 아직은 많이 미숙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나'를 보호해야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보호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친한 친구, 연인, 부모님, 가족, 배우자, 직장 상사더라도 너무 쉽게 소중한 것을 내주진 마세요. 우리는 자주 쉽게 내주고 쉽게 상처받습니다. [대나무숲] 익명의 우울이A가 보낸 레터 우울증을 겪으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우울증을 겪기 전에는 몸을 사리기 위해 더 노력하고 소극적이었는데, 우울증을 겪으며 웬만한 일에는 그다지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과 연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뭐든지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저는 돈, 건강, 직장을 잃었지만 반대로 부모님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요새는 우울하고 힘든 사람들과 연대하는 상상을 많이 해요. 제가 우울하다고,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이야기 했을 때 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유사한 경험을 했었더라고요.
그들에게 받은 치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어요. 마음은 '무형의 몸'이라고 생각해요. 눈에 보이는 몸처럼 건강하도록 관리하고 돌봐야 하는 대상이죠. 저도 아프고 나서 깨달았어요. 여러분들도 이런 관점에서 자신의 마음을 대하시면 좋겠어요. 우울이들은 우울할 때 뭘 하나요? "난 우울할 때 OO을 해" 아주 유명한 짤이죠. 천계영님도 그동안 품질이 안좋은 짤이 사용되는 게 늘 안타까워서 결국엔 고화질 짤을 직접 풀어주셨다는 아주 웃긴 이야기 🤣 저는 슬플 때 힙합을.... 추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춰보고 싶기도 하네요.🕺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우울함과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해요. 여러분들은 우울하거나 슬플 때 무엇을 하나요? 무엇을 하지 않고 침대 속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자신만의 방법이겠죠? 우리 함께 나눠보아요. 자유로운 답변들을 기다립니다. 작성해주신 내용은 다음주 레터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어바웃우울은 🦄익명의 우울이들과 👩💻소나, 👨💻나폴레가 함께합니다. 뉴스레터를 주변에 우울해하는 친구나 지인에게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의 피드백은 뉴스레터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잘못된 점, 개선점, 좋은 점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를 통해 의견을 남겨주세요 :) |
예담이가 전달하는 따뜻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