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환자 500명의 심리 치유 노하우

변화를 만들어내는 한 가지, 구독자 인터뷰,

202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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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레터 #47

얼마 전 브런치에

쓴 글이 조회수 1만을 돌파했어요! 🎉🎉

구독자님에게도 그 글을 소개하려고 해요 :)

그리고 진짜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법,

우울이와의 인터뷰를 담아봤어요.

구독자님!
오늘도 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 에디터 DK가 전합니다.

💭 우리가 우울해진 이유 2가지

첫 번째 이유💧

1. 2020년, 350만 명이 정신과 병원을 방문했어요.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성인 4명 중 1명은 살면서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해요.

2. 어느새 감기처럼 대중적인 질환이 된 우울증, 우리는 왜 우울해져서 병원을 찾는 걸까요? 구독자님은 왜 우울해졌다고 생각하시나요?

3. 첫 번째 원인은 간단해요. ‘외로움’이에요. 하버드 대학의 연구 결과, 행복한 삶을 위해선 돈, 명예, 성취보다 ‘좋은 관계’가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해요.

4. 하지만 1인 가구와 비혼주의는 늘어가고, 실업률은 올라가고, 우리는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하며 살아가요. 고립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자연스럽게 정서적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죠.

두 번째 이유💧💧

5. 두 번째 원인은 ‘부정적 감정의 외면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의 풍토’에요. 한국 사회는 개인의 존재 가치를 그 사람의 성취 결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6. 성취를 내지 못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우울과 불안을 느껴요. 힘든 일을 털어놓아도 이런 말만 돌아오죠.

7.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나도 힘들어.” “나 때는 더했어. 약해 빠져 가지고.”

8. 우울과 불안이라는 감정은 성취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억압받고 거부당해요.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더욱 외면하고 성취에 매진하죠.

9. 하지만 성취는 쉽지 않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더 큰 우울감에 빠져요. 이렇게 정서적 아픔을 겪는 사람은 당혹감에 휩싸이게 되죠.

10. 정신과 진료와 심리상담을 알아보지만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요. 또한 전문가의 진료를 받고 있다고 해도, 일상생활에서 찾아오는 불면증이나 무기력 같은 신체화 증상을 혼자 견뎌내는 것은 정말 괴롭죠.

11. 그런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위윌 자조모임’이에요. 500명의 자조모임 회원님들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깨달았던 지식과 경험의 핵심을 ‘브런치’에 발행하고 있어요.

12. 우울레터를 구독하고 계신 구독자님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안내드렸어요! 읽어보시면서 마음에 평온함이 깃들길 바라요.🙏

마음의 상처 치유하는 법 읽기

💭 변하고 싶은데 안 돼요

1. 스스로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싶은데, 시도하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어요. 이런 경우엔 ‘변화의 욕구’보다 ‘부정적인 생각의 힘’이 더 커서 그래요.

2. 변화 자체를 위험하게 인식하는 것이죠. 무엇을 시도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과도하게 각성시키는 거예요.

3. 스스로에게 물어볼까요? ‘잘 해내고 싶은 욕망이 너무 커서, 잘 못하게 되는 상황을 시작부터 배제하려는 게 아닐까?’

4. 만약 배제하고 있다면 과도한 두려움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춰야 해요. 두려움을 낮추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행동 후 결과 확인’을 반복하는 거예요.

5. 하고 싶은 일을 작게 쪼개서 행동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또 행동하고 확인하고, 이렇게 직접 해봐야 실패를 할지 안 할지 알 수 있어요. 당연히 첫 행동은 두려울 거예요.

6.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변화에는 필수적인 고통이 따른다는 거예요. 실패, 시행착오, 좌절, 분노, 모든 것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어요.

7.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변화의 과정도 고통스럽지만 변하지 않는 상태도 고통스러워요. 스스로를 깎아내리면서 우울한 기분에 빠지죠.

8.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행동은 보상이 주어져요. 실패라는 보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정에서 배운 점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성공을 할 수도 있죠.

9. 변화하지 않으면? 괴로움만 느낄 뿐이지 아무런 보상이 없어요. 이 점을 잘 기억해 주세요!

원문 보러가기

🍀 우울이와의 인터뷰

💭 완벽주의를 만든 내 어린 시절

에디터 DK: 안녕하세요 최소(가명)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최소: 안녕하세요. 제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구독자분들도 인터뷰를 많이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일을 하고 있어요.

에디터 DK: 좋은 마음으로 나와주셔서 감사해요.😄 완벽주의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이것 때문에 이직도 자주 하신 것 같은데, 직장에선 어떤 점이 힘드셨나요?

최소: 프리랜서로 번역 일을 하는 게 첫 사회생활이었는데, 제가 번역한 책에 오탈자가 있는 거예요. 며칠 잠을 못 잘 정도로 미치는 줄 알았어요. 현재 개명을 한 상태인데, 제 이름이 걸린 책에 오탈자가 있어서 제 이름조차 싫어졌거든요. 그쪽에서 입사 제의가 들어왔지만 너무 쪽팔려서 거절했어요.

사회부 기자를 했을 당시에도 기사에 오탈자가 나면 미쳐버렸죠. 오탈자가 있는 책들은 다 태워버렸어요.. 그리고 그때는 세월호 취재를 하고 있었어요. 울고 있는 사람들한테 마이크를 들이밀 수밖에 없었고, 상사는 항상 취재가 부족하다고 하고, 마음이 약해지면서 이때 우울증이 심해졌어요.

에디터 DK: 스스로를 옭아매느라 힘들면서도 답답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완벽주의 성향이 괜찮아졌나요?

최소: 완벽주의랑 '완벽추구'는 달라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완벽추구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디자인 일을 시작하고 마음에 안 드는 결과물들이 많았지만, ‘그땐 그게 최선이었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00% 만족할 수 없으니까 적어도 내 최선을 다하자는 느낌이에요.

에디터 DK: 완벽주의가 아닌 완벽추구. 저도 하나 배웠어요. 최소님의 완벽주의, 남과 비교하기, 경쟁심, 이런 성향들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 같으세요?

최소: 전 5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어요. 절대음감이 있어서 천재라고 불리며 교육을 받았어요. 선생님은 제가 음표 하나를 틀릴 때마다 손등을 때렸고, 대회를 많이 나갔는데도 1등을 한 번밖에 못 했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과 부모님은 저에게 “더 잘 할 수 있는데, 왜 실수를 하니. 너가 더 잘했으면 1등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어요. 정말로 1등을 할 수 있다는 환상이 생긴 거죠.

그러다가 한 선생님이 저보고 ‘하고 싶은 곡’을 연주해 보라고 하셨어요. ‘할 수 있는 곡’은 많았지만 하고 싶은 곡은 생각나지 않았어요. 이건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었고 13살 때 부모님께 음악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

집이 가난했음에도 저에게 큰 투자를 하셨고, 그래서인지 가족이 저에게 한 달 동안 말을 걸지 않았어요. 아무튼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완벽주의가 생겼던 것 같아요.

에디터 DK: 13살이라는 나이에 큰 결심을 했고 동시에 큰 상처를 받으셨네요.. 부모님이 별거를 하시면서 방치를 당하시고, 자취를 시작하신 것 같은데 그때 얘기를 조금 해주실 수 있나요?

최소: 제가 15살 때, 엄마의 외도 때문에 별거를 하셨어요. 아빠도 여자를 집으로 한 명씩 데려오고, 빨래 건조대에 빨간 여자 속옷이 걸려있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17살 때 아빠에게 부탁해서 자취방을 얻었어요. 하지만 벌레가 너무 많았고 오래 살 집이 아니었어요. 100일 정도 살다가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갔어요. 19살 때까지 아빠랑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아빠와의 일화가 하나 있어요. 친구가 홍삼 한 팩을 준 적이 있는데 정말 힘들 때 먹으려고 책상에 뒀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먹은 거예요. 아빠는 이런 거 하나도 안 해주지 않냐면서 펑펑 울었어요. 너무 서러웠어요. 받은 것도 없는데 제 것을 뺏어간 게 참..

에디터 DK: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야 할 시기에 그런 일들을 겪었다는 게 마음 아프네요. 사랑을 받지 못한 게 애인과의 관계까지 영향을 줬다고 해주셨는데, 이 얘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최소: 애인과 자주 다투진 않았고, “너 나 사랑해?” 이렇게 애인을 부담스럽게 했어요. 1000일을 넘게 만난 애인은 저에게 질렸는지 카톡으로 이별을 통보했어요. 연락 두절이었죠. 이런 식으로 애인을 지치게 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의지할 곳이 없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에디터 DK: 최소님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을 것 같아요. 이제 인터뷰 막바지인데요. 지금은 최소님에게 제일 잘 맞는 병원을 다닌다고 해주셨어요. 선생님이 최소님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시나요?

최소: 어떤 결정이든 존중하고 응원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이전 선생님은 그런 말보단 “약은 잘 받나요? 괜찮네요. 이럴 땐 이렇게 하면 돼요.” 이렇게 조언을 하는 식이었어요.

에디터 DK: 역시 공감과 위로가 정말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는 우울이가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최소: 뭔가를 해야 한다고, 나아져야 한다고 강박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넘겨도 돼요. 여러분은 그 존재만으로 충분합니다.

최소님에게 따뜻한 한 마디

💌 41호 우울레터 피드백

우울이 A

지난번에 학교에서 한 친구가 말하더라고요. "나는 자기 우울증이라고 유난 떠는 애들 이해가 안 가더라. 다들 본인이 약한 거면서 왜 엄살을 피우지, 그리고 한 친구는 "나는 똑같이 힘든 일 있어도 잘만 이겨냈는데, 왜 그거 가지고 유난이지?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생각 없이 말하는구나..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일해야 할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그런데 아직 대부분 사람들은 저렇게 생각하고 있겠구나. 나도 우울증을 겪지 않았다면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글의 마지막 부분에 '힘들면 말해라'라는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머리로는 알겠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정말 힘든 일인 거 같아요. 저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고는 있는데 조금 힘드네요.😊 그래도 아직 힘이 있을 때 조금씩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어요.

에디터 DK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정확히 우울증이 무엇이고, 어떤 증상을 보이고, 왜 생기는지 등,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알기 힘든 부분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 제 사명이어서 책임감이 생기네요!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

그리고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다른 우울이들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 감정이 폭발할 때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루틴 등, 이런 장치들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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