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의 우울증.. 치료하면 망할까?

202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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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레터 #32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도 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름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아요.
이번 여름은 정말 힘들었네요..

무사히 잘 보내셨나요?

👦에디터 DK가 전합니다.

💭 "제가 최고에요! 문제 있나요?"

1. 나르시시즘이 단순한 성격 유형이 아니라 심리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분류되는 유형인 걸 알고 계셨나요? 나르시시즘의 정신분석학적 정의는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과장되고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해요.

2. 나르시시즘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신화)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나르시소스’라는 잘생긴 청년으로부터 시작돼요. 나르시소스는 사랑을 찾아 여행하던 중 우연히 강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사랑에 빠졌고, 자신의 모습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서 강에 빠져 죽었어요..

3. 그 자리에 꽃이 자랐고, 그 꽃을 나르시소스(수선화)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우선시하고 때때로 자신에게 해로운 자아 집착’이 나르시시즘의 기본적인 개념이 된 것이죠.

4. 나르시시스트는 스스로 타인보다 더 외모적으로 뛰어나고, 똑똑하고,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기적이고, 위험하거나 비윤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공격적으로 화를 낼 가능성이 있어요.

5.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는 이런 특성이 타인의 생활을 장악하고 큰 문제를 일으키면 ‘자기애성 인격장애’ 판단을 내려요. 자기 자신에 대한 확대해석, 공감능력 부족, 권리의식, 존경이나 관심의 필요 등의 증상이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죠.

6. 이러한 자기애적 성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거나, 부모가 자녀를 떠받들며 키웠거나, 개성과 자기 홍보를 중요시하는 국가(미국은 1970년대 이후 나르시시스트가 매우 증가)에서 자랐을 경우 생길 수 있어요.

7. 나르시시스트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모든 것들을 해야 해요. 정신치료를 받거나 타인에 대한 연민을 연습하는 것이죠.

8. 위 내용만 봤을 때 나르시시스트는 무조건 안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요. 한 연구에 의하면, 나르시스트는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일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비교적 적다고 해요.

9. 또한 강한 멘탈을 갖고 있어서 거절이나 실패를 잘 극복하여 일과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 연구는 나르시시즘은 반드시 좋거나 나쁜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긍정적·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함을 시사해요!

10. 그리고 나르시시즘뿐만 아니라 모든 성격 유형에는 장단점이 있어요. 그러니 혹시 자신의 성격에 대해 자책하고 계시다면, 그러지 않아도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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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하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어.."

1.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죠. “예술가들은 멜랑꼴리하다.” 구독자님은 '작곡가, 화가, 작가와 같은 예술가는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관념을 갖고 계시나요?

2. 이것을 증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고 그 결과, 정신장애와 예술적 창의성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증명했어요. 경조증, 우울증, 조현병 등이 어떤 방식으로든 높은 수준의 예술 작품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죠.

3.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어요. “그렇다면 정신장애를 겪는 예술가는 치료를 받으면 안되는 건가? 정신장애를 치료하면 좋은 작품이 안 나오지 않을까?”

4. 실제로 자신의 우울함, 예민함,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사라지면 작업을 못 하게 될까 봐 치료를 받지 않는 예술가가 많죠. 그렇다면 구독자님은 위 의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 받는 게 좋을 것 같기도..” VS “아니야, 치료는 받아야지.”)

5. 사실 답은 ‘아니오’가 될 거 같아요. 기존 연구들이 증명한 것은 정신장애와 창의성이 맺는 어떤 ‘관계’일 뿐, ‘인과관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6. 정신장애와 창의성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여서, 심한 우울증이 창의성을 높이거나, 창의성이 높으면 조증이 생기는 것과 같이 인과론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어요.

7. 또한, 정신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된다면 심각한 수준의 정신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을 염두 해야 해요. 우울증의 증상(사고력·집중력 저하, 무기력증)과 조현병의 증상(현실 검증력 손상)은 예술 활동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8. 높은 에너지와 자존감이 증상인 조증은 예술성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연구에 의하면 조증 환자는 일반 집단과 비교했을 때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낮았어요. 그리고 조증 환자가 치료를 받고 생산성이 매우 높아졌다 결과도 있었어요.

9. 즉, 정신적 아픔을 떠안고 있는 것이 오히려 예술적 자질을 해칠 수 있어요.

10. 그리고 예술적 자질의 원천에는 정신적 아픔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개인의 열정, 공상, 고독, 직관, 경험, 민감성 등, 다양한 특성들이 예술적 창의성에 기여해요.

11. 혹시나 자신의 아픔이 사라져서 예술성을 잃을까 봐 고민하고 계신다면, 예술을 위해 삶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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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가는 글

💢 의존적인 내가 싫을 때

- 에디터 DK

세상엔 나, 나에 의한, 나를 위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너와 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연히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만 있는 건 아니죠.

이 두 유형을 ‘독립’적인 유형과 ‘의존’적인 유형이라고 해볼게요. 타인보다는 오로지 나를 위해 살아가는 독립 유형, 그리고 무조건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존 유형, 구독자님은 어느 쪽에 가깝나요?

저는 의존 유형에 가까워요. 타인과의 관계에 감정 소모를 많이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고, 타인이 조금이라도 저에게 안 좋은 감정을 내비치면 타격을 입죠.

얼마 전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경험을 한 후 제가 의존 유형에 가깝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일, 취미, 운동 등 혼자서 할 수는 있었지만, 어떠한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큰 공허함을 줬고 감정적으로도 불안했어요.

그런 제가 너무 싫었고, 사실 지금도 좋지는 않아요. ‘나는 왜 혼자를 못 견디는 걸까. 왜 누군가 옆에 있어야 안정이 되는 거지?’ 이런 자책을 시작으로 깊은 우울에 빠져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그러던 중에 한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어요. “우리는 모두 적당히 부족하고 적당히 괜찮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죠. ‘자신을 혐오하며 불안하고 우울해하는 나 같은 사람도 적당히 괜찮다고 해주는구나. 정말 따뜻한 말이다.’

어떤 사람이든 괜찮은 면과 부족한 면이 있는 건데 부족한 면만 파고들며 자책하는 저를 혼내주는 말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의존 유형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타인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행동은 결국 좋은 사람이 되려는 행동이고, 이는 개인 자체를 성장시키고 사회적으로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원동력인 것이죠.

만약 독립과 유형 사이의 균형을 잡지 못해 힘들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신이 모순덩어리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거예요.

우리는 모두 적당히 부족하고 적당히 괜찮은 사람이니까요 :)

💌 27호 우울레터 피드백

우울이 A : 가족에게 가족 구성원 문제로 힘들다고 얘기할 때마다 힘들었냐고 인정해주기보단 ‘네가 이런 부분은 인정해줘야한다’는 게 저희 집 일반적인 반응이에요. 가족한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부분 영향은 있었다는 것을 이번 레터를 보여주면서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말을 하면서도 왠지 저한테도 문제가 있지만 이걸 애써 다른 사람한테 책임 전가하는 느낌이 나네요. 음.. 그래도 제가 생각하던 바를 지지해주는 글이었어요.

에디터 DK : 저도 27호를 쓰면서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내가 싫어하는 나의 성격이나 주변 환경을 갖게 된 건 가족의 지분이 크다고, 나 혼자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솔직히 앞으로도 할 자신은 없어요. 서로 상처만 더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정말 공감되는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해요.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에 제대로 된 글로 써볼게요!

27호 우울레터 보러가기

💌 29호 우울레터 피드백

우울이 B :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라는 글이 가장 눈에 들어왔어요. 사실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이었어요. 어떻게 실패 없이 매번 성공만 하겠어요. 시행착오도 있고 이런저런 산전수전 다 겪어가면서 마침내 성공하는 거죠. 하지만 사람인지라 항상 '실패 없이' 성공하고 싶어하는 거 같아요. 실패 그 자체가 두려운 것도 있지만 실패함으로써 저에게 돌아오는 비난이나 자책 때문에 실패를 더욱 두려워하고 배척한 거 같아요.

'실패를 과감히 드러내고 소중한 경험으로 공유함으로써 더욱 성장할 수 있다.'라는 부분이 일반적으로 학교나 주변에서 얘기하는 바랑 달라서 좋았어요. 학교에서나 주변 사람들은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실패를 보이면 정말 싫어하더라고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어렵지만 이걸 과감히 드러내고 창피해하지 않는 것도 어려울 거 같아요. 그래도 차근차근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조금씩은 나아지겠죠?

에디터 DK : 모두 공감하고, 특히 ‘자책’은 제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원인이에요. 사소한 실패임에도 ‘어떻게 이걸 못할 수가 있지? 진짜 멍청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깎아내려요. 하지만 말씀대로 차근차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면 나아질 거 같아요.

제가 일하는 환경 자체가 실패를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실패를 많이 해야 더 나아지기 때문에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는 조언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요. 우울이 B의 피드백 덕분에 실패에 대한 더 큰 용기가 생겼어요.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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